婦行篇
여기 실린 부행편(婦行篇) 전반부의 글귀들은 구시대적인 내용들로서 옛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엿보는데 불
과하다 할지라도, 후반부의 내용은 현대의 여자들 역시 새겨둘 말이 아닌가 한다.
益智書 云 女有四德之譽하니 一曰婦德이오 二曰婦容이오 三曰婦言이오
四曰婦工也니라
익지서 云 여유사덕지예하니 일왈부덕이오 이왈부용이오 삼왈부언이오
사왈부공야니라
익지서에 이르기를, 여자에게는 사덕(四德)의 명예가 있으니, 첫째는 부덕(婦德)이라 할 것이요, 둘째는 부용
(婦容)이라 할 것이요, 셋째는 부언(婦言)이라 할 것이요, 넷째는 부공(婦工)이라 할 것이다.
(字義)
○원문이 길어서 네 단락으로 나누었다.
○A(명사)+有+B: A에 B가 있다.
○譽는 기릴 예. 여기서는 명사로 쓰임. ?名譽(명예).
婦德者는 不必才名에 絶異요 婦容者는 不必顔色에 美麗요 婦言者는 不
必辯口 利詞요 婦工者는 不必技巧過人也니라
부덕자는 불필재명에 절이요 부용자는 불필안색에 미려요 부언자는 불
필변구 리사요 부공자는 불필기교과인야니라
부덕(婦德)이라는 것은 재주와 이름이 매우 뛰어날 필요가 없으며, 부용(婦容)이라는 것은 얼굴빛이 아름답고
고을 필요가 없으며, 부언(婦言)이라는 것은 능변의 입이 날카롭게 말하는 것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부공(婦
工)이라는 것은 기교가 남을 지나는 것을(남보다 뛰어난 것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字義)
○者는 것 자. 者는 앞에 다른 말과 붙어서 의미의 한 단락을 이룬다.
○不必~: ~할 필요가 없다. ~할 것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즉, “不必~”구문은 부분 부정으로 해석하지 않고,
완전 부정으로 해석한다. 부분 부정으로 하려면 “未必~”구문을 쓴다. 즉 未必은 “반드시 ~하는 것은 아니
다”의 뜻이다. 어떤 책에서는 위의 글귀를 부분 부정으로 해석하여 “부덕(婦德)이라는 것은 才名이 반드시 뛰
어나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풀기도 하였으나, 不必은 부분 부정이 아니라 “절대 부정”이다. 이는 현대 중
국어에서도 여전히 쓰이는 관용구이다.
○絶異는 매우 뛰어나다는 뜻의 한 단어이다.
○利는 날카로울 리.
○過人: 남을 지나다. 남보다 뛰어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