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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위 위원의 할 일 이렇게도 없던가...

吳鵲橋 2016. 10. 5. 20:47

국방위 백승주 의원(새누리당·경북 구미시 갑)은 5일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김제동이 출연한 한 종편 프로그램의 영상을 틀었다. 김 씨가 방위병으로 복무하던 시절, 장성들이 모인 행사 자리에서 사회를 보다 한 여성을 향해 "아주머니 여기로"라고 했는데 알고보니 군 사령관의 부인, 그러니까 '사모님'이었다는 것.

김씨는 방송에서 '장군의 부인'을 '아주머니'라고 불렀다는 이유로 영창에 13일 수감됐다가 '다시는 아줌마라고 부르지 않겠습니다'를 3회 복창하고 나서야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백승주 의원은 영상을 보여주고 나서 한민구 국방장관에게 직접 진상 파악을 요청했다. 대체 왜일까? 백 의원도 혹시 군 복무 중에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였을까?

아니다. "우리 군 간부를 조롱한 영상으로 군 이미지를 실추하고 있다"는 이유였다.

백 의원은 김 씨가 지난 2008년 KBS의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자리에서도 이 같은 주장을 습관적으로 반복했다며 반드시 진위를 밝혀서 마지막 국방위 종합감사 때 보고하라고 주문했다. (연합뉴스 10월 5일)

한민구 국방장관은 백 의원의 질의에 대해 김제동이 영창을 다녀온 기록은 없다고 답변했다.

한 장관은 "기록에 따르면 저 말을 한 사람(김제동)이 당시 50사단에서 방위 복무를 했는데, 영창 갔다 온 기록이 없다"면서 "갔다 왔는데 기록이 없는지, 기록이 없는데 거짓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인 이야기가 중요한데, 우리가 저분을 조사할 수도 없어서…"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10월 5일)

백승주 의원은 '김제동 영창'의 진실에 대해 매우 관심이 많은 듯했다. 심지어 김제동 씨를 국정감사에 '일반증인'으로 신청할 의향도 비치면서 "진실을 꼭 조사해 밝혀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한다.

김제동이 영창을 갔다온 것은 사실일까? 기록에 없더라도 실제로 영창에 들어갔을 가능성은 있지만(옛날 군대의 기록을 곧이곧대로 믿을 예비역은 없을 것이다) 알 수 없는 일이다. 당시 김제동과 함께 군 복무를 했던 사람들을 수소문해야 백 의원의 숙원인 진상 확인이 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과연 김제동이 정말 영창을 갔는지 안갔는지가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다루어져야 할 중대한 사안일까? 북한은 5차 핵실험까지 마쳤고,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문제가 여전히 첨예한 이슈인 데다가, 북한 핵미사일 막으라고 부어준 혈세는 육군 몸집 불리기에만 들어갔다.

백승주 의원이 국방 문제에 대해 문외한이라면 또 모르겠다. 하지만 백 의원은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과 국방부 차관을 역임한 인물이다. 백 의원이 이번 국정감사에서 지적한 내용들은 대부분 국방전문가의 것이라고 하기에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군 이미지' 회복은 국방부에 맡기고 국방위원 본연의 임무에 더 충실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