愚濁生嗔怒는 皆因理不通이라
休添心上火하고 只作耳邊風하라
長短은 家家有요 炎凉은 處處同이라
是非無相實하야 究竟摠成空이니라
우탁생진노는 개인리불통이라
휴첨심상화하고 지작이변풍하라
장단은 가가유요 염량은 처처동이라
시비무상실하야 구경총성공이니라
우탁이 진노를 낳는 것은(어리석고 사리분별이 흐린 사람이 성내고
화내는 것은) 모두 일의 이치가 통하지 않는 데서 기인하는 것이니,
마음 위에 불을 더하지 말고, 단지 이변풍(귓가에 이는 바람)쯤으로
여길 것이로다. 장단(좋은 점과 나쁜 점)은 집집마다 있기 마련이요,
염량(세력의 성함과 약함)은 곳곳마다 같으니라. 시비는(옳고 그름은)
모두 실한 것이 없는지라,
구경에는(필경에는, 결국에는) 모두 공(텅빈 것)이 되느니라
(字義)
○濁은 흐릴 탁.
○生은 “~을 낳다. 생기게 하다.”
○嗔은 성낼 진.
○因은 인할 인.
(뒤로 명사절을 받아서) 因+명사(구)절: ~에서 기인하다. ~에 때문에,
~으로 인하여.
○休+술어: 休는 “그칠 휴”로 금지사로 쓰인다.
즉, 莫, 勿, 毋와 같은 구실을 한다.
○添은 더할 첨.
○炎凉(염량)은 한 단어로 비유적으로 세력의 성함과 약함을 의미한다.
○凉은 서늘할 량.
○實은 실할 실. ①열매를 맺다. ②가득차다, 실하다.
여기서는 ②의 뜻이다.
○究竟(구경)은 한 단어로 “결국, 필경(畢竟), 마침내”와 같은 뜻이다.
○究는 현대에는 “궁구할 구”의 뜻으로만 쓰인다.
구경(究竟)이란 단어는 필경(畢竟)이란 단어와 같은 뜻이고,
현대 중국어에서도 여전히 쓰인다.
○竟은 마칠 경.
○摠은 “모두 총”으로 總과 같은 글자이다.
○成은 이룰 성. “~이 되다”의 뜻으로도 자주 쓰인다.
예)成空, 成佛(부처가 되다).
子張이 欲行에 辭於夫子할세 願賜一言이
爲修身之美하노이다
子曰 百行之本이 忍之爲上이니라
子張이 曰 何爲忍之닛고 子曰 天子忍之면
國無害하고 諸侯忍之면 成其大하고
官吏忍之면 進其位하고 兄弟忍之면 家富貴하고
夫妻忍之면 終其世하고 朋友忍之면 名不廢하고
自身忍之면 無禍害니라。
자장이 욕행에 사어부자할세 원사일언이
위수신지미하노이다
자왈 백행지본이 인지위상이나라
자장이 曰 하위인지닛고 子曰 천자인지면
국무해하고 제후인지면 성기대하고
관리인지면 진기위하고 형제인지면 가부귀하고
부처인지면 종기세하고 붕우인지면 명불폐하고
자신인지면 무화해니라。
자장이 벼슬에 나아가서 뜻을 행하고자 선생님께 하직할 때
말하기를, 한 말씀 주시면 수신(修身)의 미덕(美德)으로 삼고자 하옵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백행의 근본은 참는 것이 으뜸이니라.
자장이 여쭈기를, 왜 참아야 하는 것입니까?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천자가 참으면 나라에 해(害)가 없으며, 제후가 참으면 그 위대함을 이루고, 관리가 참으면 벼슬자리에 나아가게 되며, 형제가 참으면 집안이 부귀해지고, 부부가 참으면 그들의 세대를 잘 마칠 것이요, 친구들끼리 참으면 그 우정이라는 명분이 없어지지 않으며, 스스로 자신이 참으면 화와 해가 없기 때문이니라.
(字義)
○원문이 길어서 두 단락으로 나누었다.
○子張은 공자의 제자이다.
논어 위정편(爲政篇)에도 자장이 공자에게 벼슬을 구하는
방법에 대해 묻는 대목이 보인다.
○辭는 ①말할 사 ②사양할 사, 사퇴할 사. 하직할 사.
윗문장에서는 하직하다는 뜻이다.
○夫子는 존칭. 예) 孔夫子(=Confucius)
○願은 원할 원.
“願+명사절”로 윗 문장에서 願은 “賜一~~之美”까지 받는다.
○賜는 줄 사.
○爲는 ①될 위, ②할 위, ③위할 위(“이유”의 뜻도 포함),
④~으로 삼다, 여기다, 생각하다.
“爲修身之美”에서 爲는 ④의 뜻이다.
“忍之爲上”에서 之는 어조사(語助詞)이고, 爲는 ①의 뜻이다.
“何爲忍之”에서 爲는 ③의 뜻이고 之는 어조사이다.
忍之는 하나의 명사구로 쓰인 것이다.
○何爲는 자주 쓰이는 관용구로서, 직역하면 “무엇을 위하여?”이고 이유를 나타내는 의문문이다. 즉, “무엇 때문에?, 왜?”의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