擊壤詩에 曰 安分身無辱이오 知機心自閑이라
雖居人世上이나 却是出人間이니라
격양시에 曰 안분신무욕이오 지기심자한이라
수거인세상이나 각시출인간이니라
격양시에 이르기를, 안분하면(분수에 편안해 하면, 편안한 마음
으로 분수를 지키면) 몸에 욕됨이 없을 것이요, (세상의) 기미
(機微)를 알면 마음은 절로 한가로워지느니라. 비록 인간 세상에
산다고 해도, 이것은 오히려 인간세상을 벗어난 것이로다.
(字義)
○이 문장은 詩이므로 2.3 2.3으로 끊어 읽고, 閑과 間은 운자
(韻字)이다. 5언절구.
○機는 “베틀”이란 뜻도 있지만, “기미 기”의 뜻도 있다.
예)機會(기회), 投機(투기).
○却은 현대에는 주로 “버릴 각”의 뜻으로만 쓰이지만, 한문에
서는 이와 같이 부사로 “도리어 각”의 뜻으로 더 많이 쓰인다.
○是는 “~이다”의 뜻. 여기서 是는 지시대명사,
“이 시”가 아니라 술어인 “~이다”의 뜻이다.
주어는 앞 문장의 글귀 전부이며, 이처럼 문맥상 是의 주어가
분명하면 주어를 쓰지 않는다.
위의 해석에서 “이것은”이라고 하여 지시대명사를 써 준 것은
是를 지시대명사로 보아 그렇게 번역한 것이 아니라, 다만
의역을 하는 과정에서 우리말의 어감에 맞게 주어를 넣어준
것이다.
○“却是~”는 관용구로 “도리어 ~이다”의 뜻이다.
存心篇
존심(存心)!!
마음을 지닌다?
마음을 지닌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는 헛된 욕망에 의해 인의(仁義)의 본심을 잃지 말고 항상 그 본연의 마음 자세를 지니라는 뜻이다.
맹자가 이런 말을 했다.
“군자가 속된 사람과 다른 것은 그가 마음을 지니기 때문이니, 군자는 인(仁)을 마음에 지니고 예(禮)를 마음에 지닌다.” 라고 하였다.
(君子所以異於人者,以其存心也,君子以仁存心,以禮存心).
이에 연유하여 바로 이 存心은 유가(儒家)의 실천 명제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 편에서도 악과 물욕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고 착한 본성을 견지하라는 글귀들이 실려있다.
景行錄에 云 坐密室을 如通衢하고
馭寸心을 如六馬하면 可免過니라
경행록에 운 좌밀실을 여통구하고
어촌심을 여육마하면 가면과니라
경행록에 이르기를, (사방이 막혀 있는) 밀실에 혼자 앉아 있더라도 (사방이 뚫린) 거리에 있는 듯이 하며, 한 마디의 작은 마음 통제하는 것을 (제 멋대로 움직이려 하는) 여섯 필의 말을 부리듯이 하면, 허물을 면할 수 있으리라.
(字義)
○衢는 거리 구.
○馭는 말부릴 어.
○寸은 마디 촌. 길이의 단위로도 쓰인다.
○可免~; ~을 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