爲不節而亡家하고 因不廉而失位니라
勸君自警於平生하나니 可歎可警而可畏니라
上臨之以天鑑하고 下察之以地祇라
明有王法相繼하고 暗有鬼神相隨라
惟正可守요 心不可欺니 戒之戒之하라
위불절이망가하고 인불렴이실위니라
권군자경어평생하나니 가탄가경이가외니라
상임지이천감하고 하찰지이지기라
명유왕법상계하고 암유귀신상수라
유정가수요 심불가기니 계지계지하라
절제(절약)하지 못하여 집안을 망치고, 청렴하지 못하여 (벼슬)자리를 잃게되는 법! 그대에게 권하노니, 평생 동안 스스로 경계하여여 할지니, 탄식할 만하고, 경계할 만하며, 두려워할 만한 것이다. 위로는 천감(하늘의 거울)로 임하시고, 아래로는 지신(地神)으로 살피나니, 밝은 곳에서는 왕법(王法)이 서로 이어지고, 어두운 곳에서는 귀신이 있어 서로 따르나니, 오로지 正(올바름)만을 지켜야 할 것이요, 마음을 속여서는 안되느니라. 이를 경계하고 경계하라.
(字義)
○爲는 ①할 위 ②위할 위 ③될 위 ④~으로 삼다. 등등의 4가지 뜻 이 있다. 이때 ②의 뜻이 파생되어 “이유”를 나타내기도 한다.
즉, “~때문이다”로 의미가 확장되어 쓰이기도 한다.
위에서도 爲는 그 뒷문장 因과 댓구를 이루며 “이유”를 나타내는 뜻으로 쓰였다.
○節은 술어로 “절약(절제)할 절”
여기서는 不다음에 쓰였으므로 술어임을 짐작할 수 있다.
○勸은 권할 권.
○警은 경계할 경.
○可歎可驚而可畏에서 “可+술어”는 모두 형용사적으로 쓰인 것이다.
○臨之, 察之에서 之는 모두 무엇을 특별히 지칭하는 대명사가 아니며 다만, 문장의 균형감과 안정감을 줌으로써 어세, 어기 등을 고르기 위해 써준 허사(虛辭)에 불과하다. 마지막의 戒之도 마찬가지이다.
○祇는 지신(地神) 기.
○欺는 속일 기.
○마지막 구절의 “惟正可守, 心不可欺”를 일부 책에서는 “오로지 올바라야 지킬 수 있으며, 마음을 속일 수는 없다”라고 번역을 하였는데, 이는 엄밀히 따지자면 적확한 번역이 아니다. 이는 可와 不可의 미묘한 뜻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단순히 “가능”의 뜻으로만 可와 不可를 보았기 때문이다. 여기서 正은 술어가 아니라, 守의 목적어이며, 可는 단순히 “가능”을 나타내는 글자가 아니라, 말하는 사람의 가치판단이 개재되어 있으므로, 다음과 같이 직역을 할 수 있다. “오로지 올바름을 지키는 것이 可하고, 마음을 속이는 것은 不可하다”의 뜻으로 4.4의 댓구를 이루는 문장인 것이다. 바로 이와 같이 직역을 하는 것이 오역(誤譯)을 막을 수 있고, 또한 그 글자의 미묘한 어감을 제대로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