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재미로

황당한 글씨

吳鵲橋 2020. 1. 17. 20:08

지난 1월 15일 강동복지관 서실에서 두 분이 작품 한 점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모습이 복도로 지나가면서 보이기에 들어가보니 아래와 같은 작품이었다.

한 분은 이 글을 쓰신 분이고 한 분은 이 글을 받아갈 분이었는데 글씨값을 흥정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어느 노인정에 걸 편액을 쓴 모양이다.

이야기를 다 듣고 글씨가 참 좋습니다. 어디에 있는 글입니까 하니 내가 직접 지은 글이란다.

한학을 많이 하셨군요 하니  많이 했지요 하면서

명합을 주는데 보니 '한국예술문화협회. 명봉지리연구원, 청계 정00. 뒷면은 한국서예대제전 동상. 성균관 진사 수료. 한국미술 대제전 추천작가. 한국미술 대제전 초대작가.라고 적혀있었다.

명함만 보면 대단한 작가이다.

그런데 글씨를 보니...

憼愛희락이라고 써져 있었는데

만든 말이라고 하나 경애라는 말과 희락이라는 두 단어를 결합한 사자성어였다.

그런데 憼愛라고 쓴 것도 처음이고 히락도 이런 희자는 처음 본다...일반적으로는 喜樂이라고 이렇게 쓴다.

그런데 무슨 대단한 창작을 한 것처럼 말을 하여서 속으로는 웃음이 나왔으나 참았다.

그리고 글자의 즐글낙자의 왼쪽 어릴유자가 오른쪽으로 한 획이 더 있어서 물어보았더니 왼쪽의 실사(어릴유)자의 올라가면서 생긴 획(허획)과 키스를 시키기 위해 만들었다는 것이다.

70여년 글씨를 써왔지만 글자를 키스 시키기 위하여 없는 획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었다. 모르는 사람이 그런 소리를 하면 웃고 넘어가겠는데 한국미술 대제전 초대작가라는 분이 말을 하니 웃을 수도 없고 안타까웠다.

이러니 서예계가 땅에 떨어질대로 떨어진 것이다. 서예의 본질은 어디로 갔을까...

이 정도의 글씨를 쓰는 사람이 초대작가가 되었는지...

이 글씨가 좋다고 보고 쓸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 같아서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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