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若改常이면 不風卽雨요
人若改常이면 不病卽死니라
천약개상이면 불풍즉우요
인약개상이면 불병즉사니라
하늘이 만약 항상된 것을(常道를) 고치면
바람이 불지 않아도 바로 비가 오고,
사람이 만약 항상된 것을(常道를) 고치면
병이 들지 않아도 바로 죽어버리느니라.
(字義)
○常은 부사, 명사, 술어, 그 어느 것으로도 쓰인다.
특히 명사로 쓰이는 常은 좋은 의미로,
일정한 법칙, 지켜야 할 변치 않는 도리,
즉 상도(常道)를 가리킨다.
옥편에 常을 “떳떳할 상”으로 풀어 놓았는데
“떳떳하다”라는 뜻 보다는 “일정하다. 변치 않다”의 의미.
庸도 “떳떳할 용”이라 풀었는데
역시, 떳떳하다는 뜻이라기 보다는 일정하다는 뜻이다.
천지 자연의 순리처럼 영원히 변치 않고
일정한 법칙을 常이라고 할 뿐,
떳떳하다는 뜻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風과 病은 모두 술어로 쓰였다.
不다음에는 술어가 옴을 생각할 것.
●卽과 則은 같은 글자?
卽을 흔히 則과 같은 뜻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 그 쓰임새가 전혀 다른 글자이다.
則은 두 문장을 이어주는 일종의 접속사로서
앞 문장을 가정으로 해석하거나,
또는 일의 선후 관계를 나타낼 때 쓰이는 글자이고,
卽은 일종의 부사로서(술어 앞에서 한정하거나
또는 단순히 부사로) “곧, 바로, 당장”의 뜻이다.
?卽死(즉사), 卽興(즉흥), 卽時(즉시), 一觸卽發(일촉즉발).
옥편에 卽과 則을 모두 “곧 즉”으로 풀어 놓아서
그 쓰임새마저 같은 것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있는데
전혀 다른 글자임에 유의할 것
狀元詩에 云
國正天心順이오 官淸民自安이라
妻賢夫過少요 子孝父心寬이니라
상원시에 云
국정천심순이오 관청민자안이라
처현부과소요 자효부심관이니라
장원시에 이르기를,
나라가 바르면 천심(天心)도 순응할 것이요,
벼슬아치가 청렴하면 백성은 절로 편안할 것이며,
처가 어질면 지아비의 허물이 적을 것이요,
자식이 효도하면 아버지의 마음은 너그러워지느니라.
(字義)
○장원급제 할 때 우리나라에서는 “壯元”이라고 쓰고,
중국에서는 위에서처럼 “狀元”이라고 쓴다.
오자(誤字)가 아니다.
○이 시는 5언 절구(五言節句)이다.
따라서 安과 寬은 운자이고 2.3 2.3으로 끊어 읽는다.
○順은 좇을 순. “순응하다. 순종하다”의 뜻이다.
○官은 벼슬 관.
○淸은 맑을 청. 깨끗할 청.
여기서 뜻이 파생되어, “청렴하다”는 뜻도 있다.
○少+명사(구): ~이 적다.
이 글에서는 술어가 모두 구(句)의 말미에 있으므로
(順, 安, 寬) 少過라 하지 않고 주술 관계로 대치시켰다.
○寬은 너그러울 관. ?寬容(관용), 寬大(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