省心篇下
이 편 역시 전편에 이어서 다양한 글귀들이 실려 있다.
꼭 편명(篇名)에만 국한하여 마음을 성찰하는 글만 실려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삶의 철학들이 여러 관점에서 제시되고 있다.
眞宗皇帝御製에 曰
知危識險이면 終無羅網之門이오
擧善薦賢이면 自有安身之路라
施恩布德은 乃世代之榮昌이오
懷妬報寃은 與子孫之爲患이라
損人利己면 終無顯達雲仍이오
損衆成家면 豈有長久富貴리오
改名異體는 皆因巧語而生이오
禍起傷身은 皆是不仁之召이니라
진종황제어제에 曰
지위식험이면 종무나망지문이오
거선천현이면 자유안신지로라
시은포덕은 내세대지영창이오
회투보원은 여자손지위환이라
손인이기면 종무현달운잉이오
손중성가면 기유장구부귀리오
개명이체는 개인교어이생이오
화기상신은 개시불인지소이니라
진종 황제 어제(御製)에 이르기를,
위험을 깨닫고 알면 끝내 그물을 벌여 놓은 문이 없을 것이며,
선한이와 어진이를 천거(薦擧)하면
자신을 편하게 하는 길을 스스로 갖게 될 것이로다.
은덕을 베풀면 이내 세대(世代)의 영화와 번창이 될 것이로되,
투기를 품거나 원통함을 갚으면
자손에게 근심거리를 주는 것이로다.
남에게 손해를 주고 자기만 이롭게 하면
마침내 현달할 자손이 없을 것이요,
남들에게 손해를 끼치고 집안을 이루면
어찌 장구한 부귀가 있으리오?
이름을 바꾸고 몸을 달리하는 것은
모두가 교묘한 말에 인하여 생긴 것이요,
화가 일어나 몸을 다치게 하는 것은
모두가 다 어질지 못함이 부르는 것이니라.
(字義)
○진종 황제는 송(宋)나라 셋째 임금이다.
○御製(어제)는 임금이 지은 글을 뜻한다.
御가 붙어서 복합명사가 될 때는 주로 御는 임금을 가리키는 말이다.
製는 지을 제. 만들 제.
○險은 험할 험
○知危識險은 知識危險을 술목관계로 재결합시킨 말이다.
擧善薦賢, 施恩布德도 같은 원리이다.
?天長地久 = 天地長久. 물론 전자처럼
“술+목+술+목”의 어순이 후자보다는 더 한문다운 표현이다.
○布는 명사로는 베 포.
?布衣(포의). 술어로는 베풀 포. 펼 포.
?公布(공포), 配布(배포).
○終은 부사로 마침내 종.
○羅는 명사로는 그물 라. 술어로는 벌일 라.
여기서는 술어로 쓰였다.
○網은 그물 망.
○薦은 천거할 천.
○懷는 품을 회.
○寃은 원통할 원.
○與는 줄 여.
○“與子孫之爲患”구절을 직역하면 “자손의 근심됨을 주다”이다.
글자수를 맞춰 운을 맞추려다 보니 글이 어색해진 것 같다.
○顯은 나타낼 현, 드러낼 현.
○雲仍(운잉)은 구름처럼 멀고 아득한 자손을 뜻하는 말로 쓰인다.
자세히 말하자면, 雲孫은 8대손이고,
仍孫은 7대손이지만 雲仍(운잉)이라고 하면
아주 먼 자손을 뜻하는 관용어이다.
○豈는 어찌 기.
○因은 인할 인. 因+명사(구,절): ~에서 인하다. ~에서 기인하다.
○是는 “~이다(is)”의 뜻이다.
○召는 부를 소.
○“不仁之召”는 직역하면 “불인(不仁)의 부름”이지만
위 문장에서는 之를 우리말로 옮길 때
관형격 조사보다는 주격 조사로 옮기는 것이 우리말에 자연스럽다.
그렇다고 해서 之를 주격 조사로 볼 것 까지는 없는 것 같다.
다시 말하자면 之는 관형격 조사로 보는 것이 타당하고,
다만 우리말로 옮길 때 문장에 따라서는
주격 또는 목적격 조사로 옮기는 것이 자연스러울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