列子l 曰痴聾痼啞라도 家豪富요 智慧聰明도 却受貧이라
年月日時該栽定하니 算來由命不由人이니라
열자l 왈치롱고아라도 가호부요 지혜청명도 각수빈이라
연월일시해재정하니 산래유명불유인이니라
열자께서 말씀하셨다. 치롱고아라도(어리석고, 귀먹고, 고질에, 벙어
리라도) 집은 호화롭고 부유할 수 있으며, 지혜총명이라도(지혜가 있
고 총명해도) 오히려 가난할 수 있느니라.
연월일시는 두루 갖추어 정해져 있는 것이니, 셈은 천명에서 말미암
는 것이지 사람에게서 말미암는 것이 아니니라.
(字義)
○4.3 4.3으로 끊어 읽고, 역시 대칭구조를 파악하면 이해하기 쉽다.
○痴는 어리석을 치. 痴는 속자이고, 본자(本字)는 癡이다.
○痼는 고질 고.
○啞는 벙어리 아.
○却은 지금은 주로 “버릴 각”의 술어로 쓰이지만,
한문에서는 부사로 더 많이 쓰인다.
즉, “도리어, 오히려”의 뜻이다.
○該는 모두 해, 갖출 해.
○栽(심을 재)는 裁(마름질할 재)의 뜻으로 쓴 것 같다.
○算은 수 산. 셈할 산. 여기서는 운수를 따져본다는 뜻이겠다.
○由는 말미암을 유. 由+명사= ~에서 말미암다.
孝行篇(효행편)
효행편에서는 백행(百行)의 근본이라 하는 효(孝)에 관한 글귀들을
모아 놓았다. 특히 공자의 어록이라 할 논어(論語)에서 발췌한 글이
반을 차지한다. 효(孝)를 이웃의 어른에게 미루어 적용하면 제(悌)
가 되는 것이요, 그 마음을 더욱 넓혀 미루어 동료에게 적용하면 충
신(忠信)이니, 효(孝)는 백행의 근본이 아닐 수 있겠는가?
유자(有子)께서 효제(孝悌)는 인(仁)을 행하는 근본일 것이라고 말씀
하신 뜻도 이와 같으리라.
詩曰父兮生我하시고 母兮鞠我하시니 哀哀父母에 生我
劬勞셨다 欲報深恩인데 昊天罔極이셨다
시왈부애생아하시고 모애국아하시니 애애부모에 생아
구로셨다 욕보심은인데 호천망극이셨다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아버지는 날 낳으시고 어머니는 날 기르시니,
애애롭다(슬프다) 부모여! 나를 낳으시기에 애쓰시고 수고하셨도다.
깊은 은혜를 갚고자 하나 넓은 하늘은 참으로 망극하도다(가이 없다).
(字義)
○詩라 하면 유교 경전의 하나인 詩經을 뜻한다.
원래 詩라고 하면 詩經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그러나 經을 붙여줌으로써 공경의 뜻을 나타낸 것이다.
經은 “常”의 뜻으로 만고불변의 진리가 될 만한 책이라는 의미로
흔히 이 經자를 책이름 뒤에 많이 붙인다.
○兮(혜)는 문장이 댓구(對句)를 이룰 때 주로 사용되는 감탄형 어조
사이다. 여기서도 “아버지는~~, 어머니는~~”하는 식으로 댓구를
이룬다.
○鞠은 기를 국.
○生은 타동사로 ①~에 살다, ②~을 낳다.
○劬는 힘쓸 구.
○勞는 수고할 로.
○昊天罔極이란 부모의 넓고 큰 은혜를 하늘에 비유하여, 그 은혜의
끝이 없음을 말한 것이다.
○昊는 넓을 호, 하늘 호.
○罔은 없을 망.
○罔極(망극); 끝이 없다. 가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