武王이 問太公曰 人居世上에 何得貴賤貧富不等고 願聞說之하여 欲知是矣로다 太公이 曰 富貴는 如聖人之德하여 皆由天命이어니와 富者는 用之有節하고 不富者는 家有十盜니이라
무왕이 문태공왈 인거세상에 하득귀천빈부부등고 원문설지하여 욕지시의로다 태공이 曰 부귀는 여성인지덕하여 개유천명이어니와 부자는 용지유절하고 불부자는 가유십도니이라
무왕이 태공에게 물어 말하였다. 사람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어찌하여 귀천과 부귀가 같을 수 없는가? 원컨대 그것에 대해 말씀을 듣고 그 까닭을 알고 싶소이다. 태공이 말하였다. 부귀는 성인의 덕과 같아서 모두 천명에 말미암거니와, 부유한 자는 씀씀이에 절제가 있으나 부유하지 못한 자는 집안에 열가지 도둑이 있나이다.
(字義)
○이 글 역시 원문이 길어서 몇 단락으로 구분지어 놓았다.
○武王은 周나라의 임금으로 은(殷)의 폭군 주(紂)를 멸하고 중국을 통일했다.
○太公은 흔히 일컫는 강태공(姜太公)을 지칭한다.
○居는 ~에 살다. ~에 거하다.
○得은 ~을 얻다. 또는 得다음에 술어가 와서 “~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위 문장에서는 후자를 택해서 번역했다. 즉, 得이 不等에 이어지는 것으로 봤다.
○由(유)~: ~에서 말미암다.
○用之有節에서 之는 어조사(語助詞)로 用之는 명사구이다. A+有+B: A에 B가 있다.
武王이 曰 何爲十盜니꼬 太公이 曰 時熟不收이 爲一盜요 收積不了이 爲二盜요 無事燃燈寢睡이 爲三盜요 慵懶不耕이 爲四盜요 不施工力이 爲五盜요 專行巧害이 爲六盜요 養女太多이 爲七盜요 晝眠懶起이 爲八盜요 貪酒嗜慾이 爲九盜요 强行嫉妬이 爲十盜이니라
무왕이 말했다. 무엇이 열가지 도둑이 됩니까? 태공이 대답하였다. 때가 무르익었는데도 곡식을 거두어 들이지 않는 것이 첫번째 도둑이요, 곡식을 거두어 쌓아두기를 마치지 않는 것이 두 번째 도둑이고, 아무일도 없이 등불을 켜놓고 잠자는 것이 세번째 도둑이요, 게을러서 밭을 갈지 않는 것이 네번째 도둑이요, 기능을 발휘하지 않는 것이 다섯번째 도둑이요, 꾀만 부려 남을 해치는 일만 오로지 행하는 것이 여섯째 도둑이요, 딸 기르기를 너무 지나치게 하는 것이 일곱째 도둑이요, 낮까지 잠자고 게을리 일어나는 것이 여덟째 도둑이요, 술 마시기를 탐하며 즐기는 것이 아홉째 도둑이요, 억지로 행하고 남을 질투하는 것이 열번째 도둑입니다.
(字義)
○熟은 익을 숙.
○爲는 될 위.
○何爲는 일반적으로는 爲가 “위할 위”의 뜻으로 “무엇을 위하여?, 무엇 때문에?, 왜?” 등등의 뜻이지만, 여기서는 爲가 “될 위”의 뜻이다.
○了는 마칠 료.
○燃은 탈 연.
○睡는 잠잘 수.
○慵은 게으를 용.
○懶는 게으를 라.
○專은 부사로, 오로지 전.
○嗜은 즐길 기.
○强은 부사로, 억지로 강. 强+술어; 억지로 ~하다.
○嫉은 질투할 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