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년때도 역시 통학을 하였고 2학기 겨울이 되면서 우리동네 친구의 아버지 형님이 안동시내에서도 꼴짜기인 운암동 산중턱에 사시는데 우리아버지도 돈을 좀 내어서 판자 방을 하나 만들어서 그 친구의 형제와 우리형제 넷이서 자취를 하게 되었으나 고생은 여전하였다. 땔감을 토요일 집에 와서 장작을 잘게 쪼개서 마대에 넣어서 짊어지고 형님은 쌀을 짊어지고 일요일 오후 막차로 자취방으로 갔었다. 그러나 땔감이 일주일분으로 부족하여 산에 가서 아카시아나무를 꺾어 와서 땔감으로 하기도 하였다. 겨우 밥만 보글보글 끓어서 고추장과 간장 곤짠지(무우를 썰어 말려서 담은 짠지)와 밥을 먹을 정도였으니 방바닥이 따뜻할 리는 없었다. 추운 방이다 보니 잠이 안 와서도 늦게까지 책을 읽은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면 찬물에 세수를 하고(그래서인지 지금도 세수는 찬물에 한다) 아침 보글보글 끓여먹고 학교에 갔다 오면 오후 3-4시 되는데 돌아오자마자 밥을 한다 .점심 겸 저녁이다. 그러니 저녁을 해가 있을 때 먹기도 하였다. 점심은 아예 먹지 않았으니까...
자취를 하면서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닐 수가 없어서..겨울에는 낮 시간도 짧고 해서...
1학년 때는 친구도 없이 외톨이로 지냈다. 시골에서 나 혼자 중학교에 입학하였으니 아는 아이라고는 아무도 없었다. 키는 그런대로 커서 맨 뒤에 앉았다.
2학년이 되면서 아이들 얼굴도 익혀졌고 친구를 사귀어야 된다는 생각도 있던 참에 무슨 클럽에 가입을 하였다.
8명이 한 클럽이었는데 무엇인지도 모르고 친구들과 잘 지내보자는 뜻으로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가입을 하였다.
그랬더니 내가 가입한 클럽이름은 기억나지 않으나 송인엽이란 우리반 아이가 대장을 하였는데 다른 클럽도 있었다. 대표적인 클럽이 예천에서 온 아이가 대장으로 하는 클럽이 있었는데 아마 두 클럽이 가장 힘이 세었는지 여름방학이 가까웠을 때 쯤 힘겨루기를 하러 낙동강백사장에 나갔었다. 나는 그것도 모르고 따라갔다. 그런데 상대도 8사람이니 우선 대표끼리 만나서 인사를 하고 싸움 규칙을 정하였다. 무기를 들면 안 되고 어느 한쪽이 넘어지면 공격을 멈추고 한쪽이 졌다고 하면 더 이상 가격을 하지 않기로 한 것 같다. 그러니 우리학년에서 가장 힘센 사람을 뽑는 게임 같은 것이었다. 대장을 빼고 14사람이 빙 둘러서고 그 가운데 양쪽 대장 두 사람이 힘겨루기를 시작하여서 몇 번 발길질을 하고 주먹질을 하였을 때 체구도 별로 크지 않는 몇몇 아이들이 나타나서 힘겨루기를 하던 두 사람을 불러 세워서 혼을 내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등치도 우리친구들이 훨씬 컸는데 꼼짝을 못하고 시키는대로 하면서 당하기만 하였다. 물론 둘러섰던 우리 모두 불려가서 주머니에 있는 것 다 내놓으라고 해서 내어놓으니 돈만 가져가고 다시는 이런데서 싸움질 하지마라고 충고를 하고 가버렸다. 간 뒤에 친구들이 하는 말이 깡패라는 것이다. 그 당시는 깡패라는 사람들이 있어서 후배들의 돈을 빼앗기도 하고 물건도 좋은 것 가지고 있으면 빼앗아 가던 시대였다.
그러자 방학이 곧 되어서 1개월 동안 집에서 쉬고 2학기가 되면서 나는 그 모임에 다시 나가지 않았었다. 그 모임은 정상적인 아이들이 들어갈 곳이 못 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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