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백과에서
나이 90세를 일컫는 우리말은 '구순(九旬)' 또는 '아흔 살'이다. 그러나 90세를 높여 부를 때는 일반적으로 아흔 살이라 하지 않고 구순이라고 하여 육순(60)·칠순(70)·팔순(80) 등과 같은 의미로 사용한다. '순(旬)'은 '열[十]'을 뜻하는 한자로, 9×10은 90이 되는 것이다.
중국 당(唐)나라 시인 두보(杜甫)가 《곡강시(曲江詩)》에서 "사람이 70까지 사는 것은 예부터 드물었다(人生七十古來稀)."고 한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예전에는 70까지만 살아도 아주 오래 산 것으로 여겼다. 따라서 팔순이나 구순까지 사는 일은 거의 없었기 때문에 다른 별칭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억지로 별칭을 만들어 쓰려는 심리에서 우리말에 없는 졸수(卒壽)라는 일본식 표현을 들여와 90세라는 뜻으로 사용하였는데, 급기야 우리말인 구순을 뒤로 밀어내고 오히려 앞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졸(卒)'은 초서(草書)로 쓰면 '아홉 구(九)'와 '열 십(十)'을 세로로 합한 모양이 되는데, 이 때문에 90세라 한 것이다. 그러나 '卒'에는 '마친다, 죽는다'는 뜻이 있어 마치 죽어야 할 나이, 혹은 죽기를 바란다는 의미로 들릴 수도 있기 때문에 쓰기에도 민망한 말이다. 이 졸수 외에도 66세를 뜻하는 미수(美壽), 77세를 뜻하는 희수(喜壽), 88세를 뜻하는 미수(米壽), 99세를 뜻하는 백수(白壽) 등도 모두 일본말에서 들여온 것이니, 쓸 때 주의해야 한다.
그 밖에 90세를 뜻하는 한자 표현에 '동리(凍梨)'가 있다. '언[凍] 배[梨]'라는 뜻으로, 나이 90 정도가 되면 얼굴에 반점이나 검버섯이 생겨 마치 언 배 껍질처럼 보이기 때문에 이런 표현이 붙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졸수 [卒壽]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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