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行書
以楷法作行則太拘 以草法作行則太縱 不拘不縱 瀟酒縱橫
(이해법작행즉태구 이초법작행즉태종 불구부종 소주종횡
穠纖得中 高下合度 蘭停聖敎鬱焉何遠
농섬득중 고하합도 난정성교울언하원)
楷法으로 行書를 쓰면 너무 拘束되고 草法으로 行書를 쓰면 지나치게 放縱하게 된다. 拘束되지도 않고 放縱하지도 않고 瀟酒하여 縱橫으로 잘 어울리며 穠厚함과 纖細함이 中庸을 얻어 高下가 法道에 合致된다.
拘는 拘束이고 막힌다는 뜻이다. 縱은 放縱이며 함부로의 뜻이다. 瀟酒는 瀟灑(소쇄)(산뜻하고 깨끗하여 질이 좋음)와 같으며 穠은 빽빽하게 들어선 상태를 말하고 纖은 그 반대를 말한다.
高下의 高는 楷書와 같이 日常性에서 먼 것이고 下는 草書와 같이 일반적으로 流行되고 있는 것이다. 鬱焉은 餘韻이 충실한 상태이고 遠은 그 정도가 훌륭함을 말한다.
意譯하면 楷書의 用筆로써 行書를 쓰면 지나치게 막히고 草書의 用筆로써 行書를 쓰면 지나치게 放縱하게 된다.
拘束되지도 않고 放縱하지도 않고 산뜻하며 疎와 密이 잘 어울려 日常性에서 떨어지지도 않고 通俗的으로도 흐르지 않는 곳에 行書의 眞面이 있다. 蘭停序와 集字聖敎序는 그 대표적인 법서이다.
不疾不徐 官止神行 胸有成書 筆無滯體 行書之妙盡
(부질불서 관지신행 흉유성서 필무체체 행서지묘진)
疾하지도 않고 徐하지도 않으며 五官이 멈추고 精神이 움직여져서 가슴에 이루어진 書가 있고, 筆에 막힘이 없으면 行書의 妙는 다해진다.
疾에도 徐에도 마음속으로 이것에 抵抗하는 힘이 있다. 그 힘과 다툴 때 抵抗感이 强하게 되고 그것이 筆力으로 된다.
不疾不徐란 疾筆만도 아니고 徐筆만도 아니며 疾과 徐가 잘 調和하는 것으로 보아야한다.
官止란 五官 즉 感覺이 停止하는 것이고 神行은 精神이 작용하는 것이다. 感覺이 멈추어지고 精神만이 움직이는 것이다.
胸有成書란 胸中에 表現의 原形이 있는 것으로, 書의 표현은 반드시 胸中에 原形이 있어야 한다. 胸有成書가 안 되면 느긋하게 쓸 수가 없다.
만약 運用이 精熟함을 다하고 規矩가 胸中에 갖추어지게 되면 筆을 자연히 餘裕있게 움직이며 뜻이 앞서고 筆이 뒤따르게 되어 어떠한 拘礙됨도 없게 되며 筆은 生動하고 마음은 飛翔하는 境地에 이른다.
滯體가 있다는 것은 바로 餘裕있게 마음가는대로 움직이는 狀態인 것이다.
行書의 妙가 다해진다는 것은 行書 妙의 無限함이 다해진다는 뜻이다.
書의 妙味는 筆意에 있다. 筆意가 없는 線은 書의 線은 아니다. 筆意가 豊富하면 線의 아름다움이 넘쳐흐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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