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최근 한국인 2천여 명의 장 속에 살고 있는 미생물을 분석한 결과를 내놨습니다.
가장 많은 미생물은 '박테로이데스'라는 세균입니다.
장내 미생물의 16%를 차지하는 이 세균은 음식물의 탄수화물과 지방을 분해해 소화를 도와줍니다.
프리보텔라균이 13%, 페칼리균이 8%로 뒤를 이었습니다.
프리보텔라균은 식이섬유를 분해하는데, 육식을 즐기는 서구인에 비해서 4배나 많았습니다.
식습관에 따라 미생물 종류도 달라졌습니다.
[천종식/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한국인들이 좋아하던 채소나 씨앗류, 곡물류 이런 것들을 많이 먹으면 이 프리보텔라도 늘어납니다."
페칼리균은 당뇨병과 관련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균은 '짧은 사슬 지방산'이란 물질을 만드는데 이 물질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혈당을 낮춥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균을 잘 이용해 당뇨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할 수 있는 길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용한 기능을 하는 균이라도 한 종류의 균이 지나치게 늘어나는 건 좋지 않았습니다.
한국인에게 가장 많은 '박테로이데스균'의 경우, 그 비율이 20%를 넘지 않을 때는 소화를 돕고 해로운 균을 억제하는 역할에 충실했습니다.
그러나 그 수가 급증하면 성격이 돌변해 장 점막을 뚫고 염증성 장 질환을 일으키거나, 심하면 장 점막을 부수는 크론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반대로 너무 적으면 비만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비만균이나 대장암과 자폐증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유해균이 급증할 위험이 있었습니다.
[이동호/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우울증, 자폐증, 정신분열증, ADHD 다 장내 미생물 불균형과 아주 강력한 관계가 있다."
너무 많지도 않고 너무 적지도 않은 균형이 중요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전문가들은 현미나 조 같은 곡물, 껍질째 먹는 아몬드 같은 견과류가 도움이 된다고 말합니다.
양파나 마늘도 세균의 세력균형을 유지하는데 힘을 보탰습니다.
[천종식/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소장까지 소화하고 나서, 소화를 못 시키는 것은 대장으로 넘어가 미생물이 그것을 먹게 되거든요."
최근에는 항생제 복용으로 미생물의 균형이 깨진 환자들에게, 건강한 사람의 장에서 추출한 미생물을 직접 이식하는 치료도 하고 있습니다.
유용한 미생물을 찾아 보관하는 미생물 은행도 설립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수년 안에 미생물의 세력을 조절해 질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개선하는 미생물치료법이 국내에서도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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