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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체본을 안 써주는 이유

吳鵲橋 2017. 9. 10. 09:52



작품체본을 안 써주는 이유


지난 7월 23일 구성궁예천명(중국의 김설만이 쓴 법첩을 이용한 법첩)의 첫째부분인 용필법을 마친 사람이 있었다.
(둘째부분은 결구법, 셋째부분은 편방)
그래서 작품을 한 가지 하시고 다음 단원으로 들어가렵니까?
아니면 계속 진도를 나가렵니까? 물었더니 작품을 하고 넘어가겠다고 하여서 그러면 어떤 내용을 쓸 것인가를 생각하여 오라고 하였다.
오늘(7월 27일) 물어보니 5가지인가 적어왔다.
그 중에 어느 것을 하겠느냐?고 하니
'陰陽報德'을 하겠다고 하기에 구성궁 예천명 전문중에 이 글자들을 찾아보고 연습을 하라고 하였다.
그리고 한 시간을 마친 후 모두(7명)가 커피를 한 잔 하면서 작품체본을 써주지않는 이유를 설명하였다.
첫 째 내 자신이 작품의 체본을 써줄 만큼 글씨를 잘 쓰지 못한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기 때문이다.
잘 못 써주면 평생동안 두고두고 욕먹는다.
둘 째 스스로 만들어 보아야 내것이 된다.
작품체본을 써 받아서 쓰면 내것이라기 보다는 체본을 써 준 사람의 것이다.
내가 찾아서 쓰면 50점 정도가 되고 체본을 받아서 쓰면 70점이 되어도 50점이 더 가치가 있는 것이다.
셋 째 작품 체본을 받아서 쓰기 시작하면 평생 코가 꿰어져서 계속적으로 작품체본을 받아서 써야한다.
독립심이 없어져서 평생 자기 작품은 하지 못한다
이런 세가지 정도의 이유를 들어서 써주지 않는 설명을 하고 내가 작품을 만들기 위한 준비작업을 하였던 것을 예로 들었다.(할 작품을 구상하여 자전에서 찾은 글자를 오려붙인 것 몇 가지)
( 보기)
북해왕원상조상기 임서를 하기 위한 준비작업 원본을 내가 쓸 부분만큼 복사해서 구도를 짜 맞추어 본 것
(2m*70cm에 쓸 준비)
황진이 시를 한 번 작품으로 만들어보기 위한 작업
자전을 복사해서 글자를 일일이 오려서 붙인 모양
자전을 복사하여 필요한 자만 오려 낸 모양
★상세한 것은 "작품의 구도를 만들어본다"에 있음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추사가
'梣溪' 라는 두 글자를 부탁 받고 30년을 찾았으나 같은 예서를 찾지 못하여 한 글자는 해서로 한 글자는 예서로 써주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가 서예공부를 얼마 하였다고 함부로 같이 공부하는 사람에게 작품체본을 써주어서 되겠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이야기도 하여 주었다.
스스로 만들어 보고 서로가 의견을 나눌 수는 있지만 작품의 체본은 써주지 않을 생각이다.
★추사가 써 주었다는 梣溪(퍼옴)
梣溪(尹定鉉의 號: 1793-1874)
以此二字轉承疋囑 欲以隸寫 而漢碑無第一字
不敢妄作 在心不忘者 今已三十年矣
近頗多讀北朝金石 皆以楷隸合體書之
隋唐來陳思王 孟法師諸碑 又其尤者
仍倣其意 寫就 今可以報命 而快酬夙志也
阮堂幷書
이 두 글자를 사람을 통해 부탁받고 예서로 쓰고자 했으나 한비에 첫 째글자가 없어서 감히 함부로 쓰지 못해 마음속에 두고 잊지 못한 것이 지금 이미 삼삽년이 되었다. 요새 자못 북조 금석문을 많이 읽었기에 (이 두 글자를) 모두 해서와 예서의 합체로 썼다. 수당 이래의 진사왕이나 맹법사비와 같은 여러 비석들은 또한 그것이 더욱 뛰어난 것이다. 그대로 그뜻을 모방하여 썼으니 이제야 부탁을 들어 쾌히 오래묵혔던 뜻을 갚을 수가 있게 되었다. 완당이 짓고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