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민속기타

어버이 날

吳鵲橋 2016. 5. 8. 07:01



어버이날


오늘 아침 신문을 보니 참으로 씁쓸하였다.
어버이날이 더 외로운 어버이들이란 제목의 기사가 영남일보에 실렸다.
욕을 먹어도 두두려 맞아도 말 못하는 어버이들이란다.
그 중에도 가장 많이 학대하는 사람이 아들이라니 더욱 씁쓸하다.

어버이날의 유래
어버이날은 미국의 어머니날을 본뜬 것이다. 역사도 유구한 우리나라에 어머니날이 없어서 본 뜬 것일까? 아니다 우리나라에도 엄연히 어머니날이 있었다. 동짓날이 바로 어머니날이었다. 이날 자녀들은 그 날로 시들어버리는 꽃 한 송이를 어머니에게 바치는 것이 아니라 어머니에게 버선 한 켤레를 정성스럽게 지어 바쳤었다. 이를 동지헌말(冬至獻襪)이라고 하는데 그 버선을 신으시고 이 날부터 길어지는 햇살을 즈려 밟으시고 그처럼 길게 오래 사시라는 장수 기원이 담긴 어머니날 선물이다. 어버이날에 가슴에 다는 카네이션의 기원도 미국 어머니날의 시발이 된 미국 소녀 안나 치비스가 작고한 어머니 무덤에 바친 꽃이 우연히 카네이션이었다는 것 이외에는 어머니와 연관된 별다른 의미가 없다. 굳이 이유 하나를 댄다면 꺾어서도 2주일 동안은 꽃이 시들지 않는다는 장점을 들 수 있을 뿐이다. 유럽에서 카네이션 즙을 우울수라 하여 우울증을 낫게 하는 민간 약이었다. 영국의 찰스 1세가 왕위에서 쫓겨나 참수를 당한 후 왕비인 마리아가 우울수를 복용했다. 하여 마리아수라 하기도 한다. 중세에는 사랑을 배신한 자에게 복수를 하는 방법으로 질경이 뿌리를 가루 내어 뿌린 카네이션 꽃을 보냈다. 냄새를 맡고자 코에 갖다 대면 재채기가 나고 눈물 콧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 카네이션 화분 하면 루이15세의 손자인 버강디공의 고사에서 비롯되어 아부를 뜻한다. 시종 한 사람이 아부하고자 버강디공이 갓 심어놓은 카네이션 화분과 만발한 화분을 바꿔놓고 공이 원하시면 밤새에도 카네이션이 이렇게 핀다고 거짓말을 한데서 비롯되고 있다. 이처럼 좋은 이미지의 카네이션이 아니다 .그럴 바에야 같은 석죽과의 우리나라 토종 카네이션인 패랭이꽃으로 대신했으면 한다. 왜냐하면 패랭이꽃은 각박하고 모질고 불모의 땅에서도 각고의 인내 끝에 고운 꽃을 피우기 때문이다. 모래밭이나 자갈밭 돌담 위에서도 잘 자라는 대나무 같다고 하여 석죽이다. 바닷가에서 거세고 짜디짠 갯바람을 이기고 피는 갯패랭이 1천m이상 고지에서 추위를 견디고 고고히 피는 난쟁이 패랭이 심산유곡에서 누가 봐주건 말건 곱게 피는 술패랭이 등 자식을 둔 어버이의 심성이 그렇고 또 어버이가 원하는 이상적 자식 상을 패랭이가 대행해주고 있다. 패랭이를 가슴에 다는 어버이날 메시지가 그럴듯하지 않은가? (1997년 5월 8일자 조선일보에서)
뿌리찾기를 말로만 떠들 것이 아니라 우리의 어머니날을 제대로 찾아 우리의 꽃을 달아주는 날이 하루속히 왔으면 하는 바램으로 이렇게 적어본다.
2002년 5월 7일 오 상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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