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오늘 상 타고 내일 글씨가 달라지면 상을 타야한다.
2008년 9월 28일 입력
상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유
복직을 하고 새로이 서예를 시작하고 얼마 안 있다가 대구 고려예식장에서 서예공청회를 하였다.
대한민국 국회공청회보다 먼저였다고 생각이 된다.
아마 1984년인가 싶다.
대구시 서예대회 대상 작품이 위작(가짜)이었다는 것이다.
이 때 전시회에 가 보았을 때 마침 방송국에서 나와서 대상작품 작가와 인터뷰를 하고 있었는데 끝나고 나서 내가 그 분에게 몇 마디 물어보았다.
예서 작품이었는데“예서중에 어떤 예서(법첩)를 공부하였느냐?”고 했더니 그냥 예서라고만 답하였다. 그래서“을영비, 예기비, 조전비 아니면 장천비냐?”라고 해도 그냥 예서라고만 답하였다.
그러면 좋아하는 글씨체는 어떤 것이냐고 했더니 또 예서라고 대답하였다.
이 때 조금은 의심이 갔다. 대상 받은 양반이 이 정도 밖에 답을 할 수 없는가?
대구시 양조협회 회장인 김00이 대상을 받은 것인데 그 때 당시 대구 서예계를 좌지우지 하던 남0이라는 사람이 써 주었다는 소문이었다.
그래서 그 당시 심사를 한 분들을 초대해서 진위를 가리는 공청회였다.
일작 문종명(현재 공주사대교수)씨가 대상 작품과 한 달 전의 그 분의 글씨를 구해 와서 한 자 한자 비교해 가면서 위작이라는 해설이 있었다. 심사위원(이00, 소00, 배00, 정00, 유00등 써 주었다는 분은 오지 않았음)들은 단상에 앉아서 일일이 대답을 해야 되는데 대답은 하지 않고 젊은 것들이 버릇이 없이 어른들이 하는 일에 간섭을 한다는 식의 답변을 반복하였다. 듣다 듣다 내가 질문자로 나서서 단하의 마이크를 잡고 질문을 하였다.
“심사규정에 심사위원들이 점수를 매겨서 최고로 높은 점수를 받은 자를 대상으로 주기로 한 심사규정을 어기고 수의(의논)심사를 왜 하였느냐?”고 했더니
점수제로 하면 정실(아는 사람)에 치우쳐 아는 사람에게 많은 점수를 줄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답변이었다. 그러면 올림픽의 체조 점수처럼 가장 많은 점수와 가장 낮은 점수를 제하고 나머지 점수를 합해서 평균을 내면 될 것 아니냐? 라고 다시 질문을 했더니 답변은 회피하고 자꾸만 인간이 먼저 되어야 된다면서 어른들이 하는 일에 일일이 의의를 달지 마라는 식이었다.
이렇게 나와 심사위원간에 시비를 하여도 끝이 없었다. 결국 결론은 못 내고 청중들은 위작이 틀림없다는 심증만 가지고 해산을 하였다. 해산을 하고 예식장 밖을 나오는데 낯 선 사람 몇 분이 인사를 하면서 차 한 잔을 하자고 하여 동아쇼핑앞 적십자병원 옆 다방에를 갔더니 오늘 선생님 때문에 속이 후련 하다는 것이다. 모두 대구시전에 작품을 출품했다가 낙선한 분들이었다.
그 이후 신문에 전국대회에서도 위작이 대상을 받았고 누가 돈을 얼마를 받았고 하는 기사가 나더니 이번에는 서예평론가인 정00가 자기의 지인 몇 사람을 입상시키기 위하여 얼마를 받았느니 하는 기사가 났다. 이 분은 내가 상당히 존경하고 서예평을 잘 하는 분이고 한 번 차도 같이 한 일이 있는 분인데 이런 분까지 이러냐? 싶어서 공모전 자체가 싫었다.
오늘 상을 탔다고 내일 글씨가 달라지지도 않는 데 종이조각 하나에 목을 매달 필요가 있는냐?는 생각이 들고 상이란 열심히 하다보면 자연적으로 타야지...
내 주위에 글씨 하시는 분중에도 어느 서실에 가면 상을 잘 타게 해주느냐?를 물으면서 서산이 글씨 잘 쓴다고 왔다가 상 안 태워 준다고 나가는 사람도 보았다. 상을 타기 위하여 철새처럼 이 서실 저 서실을 찾아다니는 사람도 있으나, 나는 원래 서예를 다시 시작할 때 본질을 알려고 한 것이지 상 탈려고 하지 않았기에 상 타는데는 신경을 쓰지도 않았지만 이런 추한 모습들을 귀로 듣고 눈으로 보고 나서는 출품하고픈 마음이 없어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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