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이런 일이 있을 것을 짐작은 했지만(2008년 7월 15일 입력)
어제의 일이다.
서예를 배우고 있는 분이 책(법첩)을 들고 오셨다.
첫 날 가져 왔던 책이다. 책은 나중에 합시다,라는 말을 하였다.
그 때 .책을 넘겨보니 법첩의 가치가 없었다. 구성궁예천명과는 거리가 먼 글씨여서 나중에 ( 글씨가 어느정도 익어졌을 때) 말씀 드리려고 말을 했더랬는데 가지고 와서 그 책을 공부하겠다는 것이다.
왜 책을 하지 않는 이유를 말씀 드리지 않을 수 없어서 구성궁 예천명과는 거리가 먼 글씨라서 하지 않는다는 말씀을 드렸더니 오전에 하는 중급반도 이 책으로 공부를 하니 하겠다는 것이다.
필방에 가면 엉터리 법첩이 많이 있다. 이 책도 그 중의 하나이다. 필방에서야 올바른 글씨 하고는 전혀 관계가 없다. 돈만 벌면 된다. 왜 이런 책을 권하느냐 하면 쉽고 돈이 많이 남기 때문이다. 구성궁예천명은 쉬운 글씨가 아니다.
아주 까다로운 글씨이다. 법첩을 첫 날 한 장을 넘겼을 때 중봉이 전혀 안 된 글씨여서
더 이상 볼 필요를 느끼지 않았는데 새로 가져왔길레 한 번 살펴보니 필봉이 가는 길을 중심선으로 그려놓았으나 도저히 그대로 따라 쓸 수 없도록 되어있었다. 그리고 본인은 그렇게 쓰지 않았으면서 그림만 그려놓았다.
"어떤서예전시회"를 주관 하였던 사람의 법첩도 그 때 당시 이미 필방에 돌아다녔다.
또 다른 한 분도 대구에서는 내노라 자처 하는 이 00분인데 법첩을 낸 사실이 있어서 나도 처음에 모르고 산 일이 있었다. 나중에 알고는 아예 보지 않고 잘 못 된 법첩의 견본으로 두고 있다.
바로 이 분이 서산선생이 대구에서 처음으로 육조를 공모전에 내었더니 심사를 하면서 이것이 무슨 글씨냐? 라고 하면서 자꾸 잡아떼는 것을 모산 선생님(청하 냉수리 비를 신라비로 확인 한 분)이 글씨체의 한 가지인 육조체입니다라고 설명을 해 주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내가 30여년전에 '승묵회'란 서예모임에서 회원전을 할 때 모산 심재완씨가 오셔서 대구 서예계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신다면서 한 이야기이다.)
구성궁예천명은 육조를 모르면 쓸 수 없는 글씨다.
조금 지각이 있는 분들은 사지 않지만 엉터리로 가르치는 사람에게는 쉽고 또 그렇게 밖에 쓸 줄 모르니 사서 사용하는 모양인데 큰 잘 못을 범하는 일이다.
바로 이것이 "자기자신을 속이고 남도 속이는 일이다."
내가 가장 싫어 하는 것이 자신을 속이면서 남을 가르치려고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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