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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非子

吳鵲橋 2022. 7. 3. 07:44

전국시대 말기의 법치주의자. 한나라의 귀족으로 태어났으나 말더듬이인 탓에 등용되지 못했다. 한나라가 위태로워지자 임금에게 충언을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때 그 답답함을 책으로 쓰는데 바로 이것이 《한비자》다. 진나라 황제는 이 책을 읽고 한비자를 데려오기 위해 전쟁도 불사했다. 한비자에 대한 진시황제의 총애가 나날이 깊어졌으나 순자 밑에서 함께 공부했던 이사의 모함으로 목숨을 잃었다. 한비자는 성악설을 주장한 순자의 제자로 본성이 악한 인간을 법으로 다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법치와 유가의 덕치를 대립시키면서 사람에게는 '은혜와 사랑'의 마음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역설했으며, 인의도덕은 현실 상황과 맞지 않다고 비웃었다.

 

진시황제가 탐낸 인재

한비자는 한(韓)나라 명문 귀족의 후예로 본명은 한비다. 한자(韓子)라고 불리다가 당나라의 문인이자 정치가인 한유(당송팔대가의 한 사람)와 구별하기 위해 한비자로 불렸다. 그는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날 때부터 말더듬이여서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했고 외롭게 성장했다. 그의 문장 속에서 느껴지는 울분이나 냉혹한 법가 사상은 그 영향으로 여겨진다.

당시 한나라는 진나라에 많은 땅을 빼앗기고 멸망의 위기에 놓여 있었다. 답답한 마음에 한비자는 임금에게 편지를 띄워 나라를 다스리는 방법에 대해 건의했다. 그러나 임금은 그의 충정에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성격이 급하고 괴팍한 한비자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리하여 자신의 울분을 글로써 풀어보겠다는 마음에서 '세상에 대해 홀로 분하게 여김'을 뜻하는 〈고분〉과 '유세로 인해 당하는 어려움(임금에게 잘못 아뢰어 화를 당함)'을 뜻하는 〈세란〉 등 10만여 자나 되는 책을 썼는데, 이것이 바로 《한비자》다. 그러나 왕은 책을 눈여겨보지도 않았으며, 한비자가 말더듬이라는 이유로 등용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이 책을 진나라의 시황제에게 보여주었고, 진시황제는 그것을 읽고 나서 감탄했다.

"참으로 내가 이 사람을 만나 함께 이야기할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

마침 옆에 있던 이사각주1) 가 자랑하며 아뢰었다.

"이것은 틀림없이 한비자의 저술인데, 저는 이 자와 함께 공부한 적이 있습니다. 한나라에 가면 반드시 그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진시황제는 한비자를 만나볼 욕심으로 한나라를 급히 공격하도록 명령했다. 느닷없이 진시황제의 군대가 국경을 넘어오자 한나라는 진의를 파악하기에 정신없었다. 뒤늦게 진나라의 의도를 알아차린 한나라 왕은 즉시 한비자를 진나라로 보냈고, 겨우 화를 모면했다. 그러나 이런 곡절을 겪고 진시황제를 만난 한비자는 '진나라가 한나라를 치는 것은 국익에 전혀 이로울 것이 없습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조국의 안녕을 도모했다.

친구의 손에 죽다

한비자를 직접 만나본 진시황제는 그의 탁월한 견해를 높이 평가하며, 크게 환대했다. 그러나 이사는 학생 시절부터 자신이 한비자보다 못한 줄을 이미 알고 있던 데다, 그가 진시황제의 총애까지 받게 되자 심한 질투심을 느꼈다. 그래서 요가(姚賈)와 함께 기회를 보아 한비자를 해치기로 공모했다.

어느 날 이사는 진시황제 앞에 나가 참소(讒訴)하며 말했다.

"한비자는 한나라의 공자(公子)입니다. 그는 조국 한나라를 위해 이곳에 왔습니다. 결국 진나라를 위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지금 임금께서 그를 등용하지도 않고 붙들어 두었다가 돌려보낸다면, 천하를 통일하는 데 후환을 남기는 일이 될 것입니다. 그는 우리의 사정을 잘 알기 때문에 우리에게 반드시 불리하게 행동할 것인즉, 그에게 죄명을 씌워 일찌감치 죽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그러나 한비자를 모함하는 이사 자신도 따지고 보면 초나라 사람으로서, 진나라가 조국이 아닌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런데도 미련하고 우둔한 진시황제는 이사의 간교한 말을 믿고 한비자를 옥에 가두었다. 그렇지만 그를 죽일 생각까지는 없었다. 이에 안달이 난 이사는 진시황제의 마음이 변하기 전에 한비자를 죽여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마침내 진시황제 몰래 하수인을 시켜 독약을 감옥으로 보냈다. 그리고 왕의 뜻임을 암시하며 한비자에게 스스로 자살하도록 명령을 내렸다. 이 모든 것이 이사의 모함임을 눈치챈 한비자는 여러 차례 진시황제에게 상소를 올렸다. 그러나 끝내 기회를 얻지 못한 채 죽고 말았다. 그는 한 스승 밑에서 함께 동문수학한 친구에게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것이다.

그러나 이사 역시 조고각주2) 의 참소로 처형당하고 말았다. 나중에야 모든 것을 깨달은 진시황제는 한비자가 살아 있을 것으로 생각하여, 그의 죄를 벗겨주었다. 그러나 이미 한비자의 몸은 백골로 변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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