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복지관에 못 나간지도 벌써 7개월이나 되었다.
처음 한 달은 그냥그냥 보내고 2개월째는 금방 개관 하리라고 생각했었는데 점점 확진자가 많이 나와서 이제는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다.
붓을 안 잡은지가 몇 달이 되니 무엇인가 해야겠는데...
그래서 난정서의 해석을 정확하게 알고 싶어서 인터넷에 올라온 글들을 찾아서 해석을 읽어보니 여러가지인데 마음에 들지 않는 것도 있었다.
예를 들면 暮春之初의 해석이 거의 '늦은 본 초'에라고 해석이 되어있었다.
인터넷에 글을 올릴 정도면 모두가 나름대로 일가견이 있는 분들이고 서예나 한학에 대해서 공부를 한 분이라서 처음에는 무조건 믿었는데...
이번에 좀 깊이있게 해보려고 하니 이렇게 마음에 안 드는 것이 더 많았다.
물론 暮-저믈 모, 늦을 모
글자대로 해석을 하다보니 늦은 봄 초라고 해석을 한 모양인데 이것은 말이 안된다.
늦은 봄 초라면 어느때인가. 늦음은 초가 아닌데...
이렇게 글자대로 해석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暮春이란 서예공부를 조금만 한 사람이라면 이렇게 늦은 봄이라고 해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낙관 할 때 사용하는 月의 別稱(혹은 異稱)을 한 번만이라도 읽었더라면...
음력 1월을 正月이라고 하는 것처럼 暮春은 음력 3월의 別稱이다.
그렇다면 暮春之初는 삼월 초라는 말이다.
여기까지 해석을 하고 나니 난정서를 한 번 바르게 공부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하루에 한 번씩 글만이라도 읽어보자고 생각해서 神龍半印本을 아예 써보고 프린트해서 매일 몇 번씩 읽어본 것이 3개월이 지났다.
한 문장 한 문장씩 해석을 하면서
그랬더니 오늘(8월 30일)에야 다 외울 수 있게 되었다.
난정서 전문
永和九年 歲在癸丑 暮春之初 會于會稽山陰之蘭亭 修稧事也. 君賢畢至 少長咸集
此地 有崇山峻領 茂林脩竹 又有淸流激湍 暎帶左右 引以爲流觴曲水 列坐其次 雖無絲竹管弦之盛
一觴一詠 亦足以暢敍幽情
是一也 天朗氣淸 惠風和暢 仰觀宇宙之大 俯察品類之盛 所以遊目騁懷 足以極視聽之娛 信可樂也
夫人之相與俯仰一世 或取諸懷抱 吾言一室之內 或因寄所託 放浪形骸之外 雖趣舍萬殊 靜躁不同 當其欣於所遇 蹔得於己
快然自足 不知老之將至 及其所之旣惓 情隋事遷 感慨係之矣
向之所欣 俛仰之閒 以爲陳迹 猶不能不以之興懷 況修短隨化 終期於盡
古人云 死生亦大矣 豈不痛哉
每攬昔人興感之由 若合一契 未嘗不臨文嗟悼 不能喩之於懷
固知一死生爲虛誕 齊彭殤爲妄作 後之視今亦由今之視昔 悲夫
故列敍時人 錄其所述 雖世殊事異 所以興懷 其致一也 後之攬者 亦將有感於斯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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