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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국어 영역 A형 19번 문항 출제 오류 여부가 결국 법정에서 갈리게 됐다.
17일 이원준(39) 메가스터디 국어 강사에 따르면, 문제를 틀린 수험생 6명이 수능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과 교육부를 상대로 수능 정답 결정 처분 취소 소송을 18일 서울행정법원에 접수한다. 이 강사는 해당 문항에 대한 출제 오류를 처음으로 제기한 인물로, 이번 행정소송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평가원이 이번 수능 정답을 최종적으로 확정한 이후부터 곧바로 행정소송 준비에 착수했다”며 “지난 1월 30일부터 2월 6일까지 국어 영역 A형 19번 문항을 틀린 수험생을 대상으로 ‘수능 오류 행정소송인단’을 모집했고, 6명이 참여 의사를 밝혀 소송이 이뤄지게 됐다”고 했다.
소송에 참여하는 수험생 중 일부는 결과에 따라 국어 영역 등급이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승소할 경우엔 수능 최저학력기준도 충족하게 돼, 수시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이번 소송엔 지난 2014학년도 수능 세계지리 8번 문항 행정소송을 승소로 이끈 박현지 변호사(장안합동법률사무소) 등 3명의 변호인단이 참여한다. 박 변호사는 “국어 A형 19번 문항에 대해 면밀히 검토한 결과 세계지리 8번 문항보다 오류가 더 명백하다”고 말했다.
2016 수능 국어 A형 19번 문항은 광(光)통신 필수 장치인 ‘애벌린치 광다이오드’에 대한 과학 지문을 보고 내용과 일치하는 보기를 고르는 문제다. 평가원은 선택지 ② ‘애벌런치 광다이오드의 흡수층에서 전자-양공 쌍이 발생하려면 광자가 입사되어야 한다’를 정답으로 제시했다.
이 강사와 수험생 6명은 “지문 중 ‘흡수층에 충분한 에너지를 가진 광자가 입사되면 전자(-)와 양공(+) 쌍이 생성될 수 있다’는 정보에 따라 전자-양공 쌍의 발생에 대해 광자는 필요조건이 아니다”며 “‘비가 오면 땅이 젖을 수 있다’는 문장이 곧 ‘땅이 젖었다면 비가 왔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는 것과 같은 논리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해당 문항 지문의 진술은 개연적인데 반해 선택지는 지나치게 단정적이어서 지문으로부터 선택지를 타당하게 도출할 수 없다”며 “논리적 오류가 있기 때문에 이 문항은 ‘정답 없음’이 돼야 한다”고도 했다.
평가원은 현재 “특정 문장에 주목하지 않고 글 전체의 맥락을 보면 정답을 유추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하지만 이번 소송으로 평가원과 교육부에 대한 신뢰도는 크게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 2014학년도부터 3년 연속 수능 출제 오류에 휩싸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수능 체제가 도입된 1994년 이후 평가원이 그동안 출제 오류를 공식 인정한 것은 총 다섯 차례다.
이 강사는 “수능 국어 A형 19번의 정답률은 약 95%다. 응시자 모두 정답처리를 해도 그 영향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평가원 측이 정답의 근거가 되는 문장도 제시 못 하는 상황인데, 그냥 덮을 수만은 없다. 이 소송의 목적은 평가원의 출제 원칙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앞으로 출제 오류를 줄이는 데 있다. 학생들에게도 잘못된 논리를 올바른 것으로 가르치는 일이 없도록 반드시 오류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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